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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story

보리굴비, 제조 과정 영광굴비와 차이 먹는 법

by food-storyteller 2025. 2. 3.

 

1. 보리굴비

보리굴비와 영광굴비는 모두 참조기를 염장해 말린 음식이다. 하지만 제조 과정과 특징에 차이가 있다. 지난 글에서 굴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았다. 굴비가 생산되는 주요 산지인 영광 지역의 이름을 따서 영광굴비라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그렇다면 보리 굴비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자.

보리굴비는 한국의 전통적인 생선 요리이다. 참조기를 염장한 후 보리에 묻어 숙성시켜 만든 음식이다. ‘굴비라는 단어는 원래 참조기를 말린 염장 생선을 가리키며, 여기에 보리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는 숙성 및 보관 방법과 관련이 있다. 과거 냉장 시설이 부족했던 시절, 굴비를 보리에 묻어 보관함으로써 습도 조절과 신선도 유지를 했던 것이 그 기원이다. 선조들 보관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냉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보리의 흡습성과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특성을 활용해 굴비의 신선도를 유지했습니다.

보리굴비는 조선 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 식품으로, 특히 전라남도 서해안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었다. 과거 왕실에 진상되었던 귀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 시대에는 굴비가 조공이나 왕실 진상품으로 사용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일반 가정에서도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나 특별한 날에 상에 올리는 고급 음식으로 여겨졌다.

보리굴비의 맛은 기름기가 적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숙성 과정을 통해 비린내가 사라지고 감칠맛이 더해져 고소하면서도 깔끔한 풍미를 자랑한다.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돋보이며, 입안 가득 퍼지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불포화 지방산과 칼슘, 인 등의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식으로도 인기가 있다.

보리굴비는 잘 보관하면 오랫동안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단기간 보관 시 냉장고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조리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장기 보관 시 진공 포장 후 냉동 보관하면 맛과 품질이 오래 유지된다. 현대에는 보리에 묻어 보관하는 방식이 줄었지만, 일부 전통 식품점에서는 여전히 이 방법을 사용한다.

 

 

2. 보리굴비의 제조 과정 (전통방법과 현대화된 제조방법)

보리굴비의 제조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숙성 방법에 따라 맛의 깊이가 달라진다. 가장 먼저 어획, 참조기를 잡는다. 그리고 신선하고 좋은 참조기를 선별한다. 참조기(또는 조기)를 잡아 크기와 신선도를 기준으로 선별한다. 다음으로 굵은 천일염을 사용해 생선을 절여 염장한다. 이 과정은 생선의 수분을 빼고 부패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염장한 생선을 자연 바람에 말려 표면의 수분을 제거합니다. 건조의 과정이다. 다음은 보리 숙성이다. 이 숙성의 과정이 영광굴비와 다르다. 건조된 굴비를 항아리나 보관 용기에 보리와 번갈아 가며 층층이 쌓아 보관한다. 보리는 수분을 흡수하고 생선의 잡내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후에 장기 숙성기간을 가진다. 일정 기간 보리에 묻어 숙성하면서 생선의 기름기가 빠지고, 쫀득한 식감과 깊은 맛이 더해진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졌던 보리굴비는 현대에 들어서면서 생산 효율성과 위생 관리, 품질 유지 등을 위해 다양한 기술과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 자동화 시설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고 위생적인 시설과 품질 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가장 먼저 원료의 관리와 선별의 과정이 다양해졌다. 이전에는 국산 참조기만을 사용하여 만들었던 영광굴비와 보리굴비가 영광 지역의 참조기가 생산량이 격감하면서 추자도 지역의 양식 참조기나 중국에서 수입한 참조기의 한 종류인 부세를 이용하기도 한다. 부세는 참조기보다 크고 살이 많다. 현대의 냉장 기술을 활용하여 신선도 유지를 최대한 유지한 상태로 가공한다. 다음으로 염장과 숙성의 과정이 자동화되었다. 염장 명인이 있을 정도로 이전에는 사람의 손으로 염장하고 섭간(식재료를 물기없이 소금에 절임)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현대에는 염도 조절이 가능한 기계를 통해 일정한 간을 유지한다. 염장 시간 역시 컴퓨터 제어 시스템을 활용해 최적의 염장 시간과 온도를 설정하여 맛의 균일성을 지켜가고 있다. 염장 후에 저온 숙성 고를 통해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면서 숙성하여 전통적인 맛은 고수하면서 위생을 더하고 있다. UV 살균 건조 방식을 사용하는 곳도 생겨난다. 보리 굴비라 하는 것은 보리를 통한 숙성이다. 현대적인 생산 방식이 적용되면서 보리를 여전히 사용하는 곳에서는 살균된 보리를 사용하여 오염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추구한다. 또한 보리 대신 보리를 대체할 수 있는 새싹 보리 분말 가루와 같은 보리 대체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포장에서도 현대화되었다. 산소와의 접촉을 최소화한 진공 포장을 통해 신선도를 유지하고 장기 보관이 가능하게 하였다. 냉장·냉동 유통을 통해 신선도를 유지하고 개별 포장을 통해 고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현대적인 보리굴비 생산 방식은 전통적인 맛과 풍미는 살리면서도 위생적이고 효율적인 생산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3. 보리굴비 먹는 법

영광굴비를 구이, , 조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는 것과 달리 보리굴비는 주로 구이로 즐기며, 간단한 조리로도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보리굴비를 먹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물에 살짝 불린 후 구워 먹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보리 굴비도 쪄서 먹기도 한다. 쌀뜨물이나 물에 살짝 쪄내면 더욱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요즘은 소주와 같은 알코올을 함께 넣어 쪄서 비린내를 날리기도 한다. 보리굴비는 고슬고슬한 밥과 함께 먹으면 그 자체로 훌륭한 반찬이 되기도 한다. 김치, 된장국과도 잘 어울린다.

보리굴비의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최근에는 보리굴비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등장하고 있다. 한정식집에서 보리굴비와 함께 다양한 반찬을 곁들인 정식 메뉴로 보리 굴비 정식이 선보이고 있다. 또한 보리굴비 덮밥은 잘게 찢은 보리굴비를 밥 위에 얹고 특제 소스를 뿌려 간편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보리굴비는 단순한 생선 요리를 넘어 한국인의 지혜와 전통이 담긴 음식이다. 보리에 묻어 숙성시키는 과정은 단순한 보관을 넘어 독특한 풍미를 선사하며, 그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은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 왔다. 현대에는 다양한 형태로 재해석되며 많은 사람의 밥상을 풍성하게 하고 공급되고 있다.